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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les of Eng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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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더이상 변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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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게임 관련 사이트에서 E3 2008 관련 동영상들이 봇물처럼 올라오기 시작했다. 업무 틈틈히 고해상도 영상들을 받고 나서 하루가 끝날 때 쯔음에 하나둘씩 보노라니... 그동안 끙끙 되고 있던 문제의 핵심이 뭔지 보였다. 내가 추구했던 방향성과 현재의 시점에서 요구되는 방향성은 그동안 어긋나 있었다. 사업적인 부분이 가미된 의사 결정의 틈바구니 속에서 짧게, 작게 요구되는 컨텐츠 개발로는 나의 욕심을 채울 수는 없었다. 그 모순된 행동의 연속으로 인하여 난 매우 지친 상태였다.
E3 에서 속속들이 발표되는 게임들을 보고 있으면서 현재의 나와 내가 하고자 하는 행동들의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 생각의 끄트머리에서 찾은 결론은... 내가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그때의 생각이 지금에 와서야 하나 둘씩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이었다. 내가 처음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계기는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던 DOOM 을 보고 나서부터 였다. 캐릭터의 외관과 행동에서 보여지는 역동성을 버리는 대신 인간의 시야와 유사한 시점과 시야를 토대로 DOOM 은 '다른 세계'에서의 나를 움직인다는 느낌이 어떤 건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때의 그 짜릿함과 몰입감이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 DOOM 이 발표된 이래로 10여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게임은 PC 의 발전 역사와 함께 계속 달려 왔다. 나도 그 발전의 대열을 보고, 즐기던 입장에서 만들어 가는 주체의 입장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또한 엄청나게 즐겨 왔던 게임에서 느꼈던 나만의 게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언젠가는 내가 꿈꾸고, 그려왔던 게임을 E3 에서 발표되는 저런 게임들처럼 보여질 날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최근에 난 어느 하나의 경향을 투영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 경향이란, 게임의 중심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에 가지를 붙여 뻗어 나가는 일련의 '시스템 나무'를 만들고자 하는 것 이었다. 중심축에서 벗어난 컨텐츠는 게임 내에서 결국 외면받게 된다는 교훈 아래 게임 내에 존재하는 컨텐츠는 일관성과 연속성, 그리고 연관성을 띄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파트와 프로젝트에서 그 흐름을 투영시키고자 했었다. 그러나 그 시도는 올바르게 접목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걸 보게 되었다. Mirror's Edge. 내가 지금까지 해보고, 또 봐왔던 게임들중 가장 역동적인 시점을 보여주는 게임이다. 단지 그래픽이 좋아서 놀란 건 아니었다. 내가 놀란 건... 인간의 시점과 이 게임에서의 시점이 거의 동일하게 보인다는 점 때문이었다. 인간의 시야각은 눈의 움직임에 한계가 있어서 180도를 조금 넘어선다. 그 시점의 한계를 목의 상하좌우 움직임에 의존하여 탈피하고 더 나아가 허리를 통해 부족한 시각의 영역을 보충한다. 이 게임도 동일하다. 180도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시야각을 영상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부족한 시야각은 고층 빌딩의 높이의 탁 트인 가시 거리를 통해 해소했다. 중요한 건 머리의 흔들림이다. 그동안 일부 게임에서 시도 되었던 움직임에 따른 머리의 움직임을 적용한 시야는 사용자에겐 익숙하지 요소로서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었던 요소 였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러한 제약 사항을 거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 프리 러닝을 통해 일체화 시켰다. 배타적으로 사용되었던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방식이라고 할까... 1인칭 게임은 '액션'이라는 요소가 빠지지 않고 사용되어 왔다. 그 '액션'이라는 요소는 다분히 '폭력'적인 요소를 통해 구현되었는데 그러한 결합이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계속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생각한다. Mirror's Edge 는 그러한 흐름에 변화를 주었다. 동영상 중간마다 보여지는 '총을 버리는 행동' 을 통해서 말이다. 이 게임은 프리 러닝이라는 요소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 사용자는 건물을 기어오르거나, 건물 사이를 가로 지르는 도약을 하는 등 온몸을 사용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던 와중에 적을 만나게 되고 '격투'를 통해 적의 '무기'를 습득해서 그것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행동은 단지 적을 제압할 때에만 이용될 뿐이고 건물의 파이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손을 비워야만' 한다. 그래서 총을 내버리게 되는데 이러한 의도된 플레이 방식에서 난 감탄사를 날리게 되는 것이다. '액션'의 방식이 더이상 '총' 이 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1인칭 게임에서 난 '폭력'에 의존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은 언젠가는 사용자들에게 외면받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도 너무나 똑같은 방식이지만 단지 온갖 시스템을 갖다 붙여서 다르게 보이게 애를 쓰지만 결국은 그러한 날이 멀지 않아 올 것 같았다. Mirror's Edge 는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게임은 역동성과 몰입성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한 시도는 분명 'Portal' 의 4차원 플레이 방식의 혁명처럼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야 말로 1인칭 게임들이 앞으로도 생명력을 가지고 계속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다. 기술적인 변화는 Mirror's Edge 를 통해 엿볼 수 있다면, 감각적인 변화는 이걸 통해 알 수 있었다. 페르시아의 왕자. PC 의 탄생부터 시작되었다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최초의 게임' 중의 하나. UBISOFT 는 페르시아의 왕자를 필두로 하여 새로운 개발 방식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것은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서 사용되었던 특수 효과와 게임 그래픽 개발 방식과의 조합 이다. 특별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게임 개발의 중점을 '플레이 요소'와 같은 시스템 구성에서 '영상미'로 대변할 수 있는 시각적인 효과로 선회한다는 점이 이 변화의 큰 축이다. Ubi 는 뛰어난 개발사 이면서 동시에 퍼블리셔 이기도 하다. 5대 기종에 대해서 모두 개발할 수 있는 개발력과 세계 동시 발매도 거뜬히 해치울 수 있는 판매망과 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Ubi Montreal Studio 은 개발의 핵심 주체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Ubi 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게임들 중 명작들을 다수 배출한 톱 클래스 개발사이다. 명실공히 확실한 개발사의 역량은 어떤 게임을 만들더라도 그 게임이 '짜임새'가 있다는 점을 통해 검증되어 진다. Ubi 의 이번 발표는 그러한 시스템의 탄탄함에 사용자들을 압도하고 매료시키는 '영상미'로서 작품의 완성도를 지금보다 더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페르시아의 왕자가 E3 에 선보였다. 전작의 3편을 통해서 시스템에 대한 검증은 이미 사용자들에게 확실히 어필된 상태에서 이젠 영상적인 변화를 통해 사용자를 매료시킨다. 저 트레일러엔 그러한 방식이 잘 그려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처럼 짧지만 스토리가 존재하고, 게임에서 보여지는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을 선보이고, 새로운 시스템으로서 여주인공과의 협동 플레이를 간단하게 이해시키며, 마지막 전투를 통해 미려함을 부각시킨다. 그리고 노래가 있다. 아름다운 노래 말이다. Ubi 의 방식은 기술적인 면에 의존하던 현재의 방향에 충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언리얼 엔진 / 크라이시스 엔진 / Tech 5 엔진으로 대변되는 기술의 대결에서 한 발 벗어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 하는 방식을 통해서 말이다. Ubi 에서 최근 발매된 게임들을 보면 하나같이 영상미가 미려하다는 점을 찾을 수 있다. 다른 요소들도 충분히 잘 만들었지만 '화면빨' 만큼은 그 어떤 것보다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어쎄신 크리드를 보면 그 점은 더욱 크게 부각된다. 그러한 시도가 결국은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로 연결되는 것을 보며 참 이 업계는 정말 재밌는 곳이라고 새삼 느끼게 된다. 요컨데, 2개의 작품 모두 '완성도'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비단 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Ubi 나 DICE 처럼 각자만의 방식을 통해 계속 시도될 것이고 선보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난 그동안 막혀 왔다고 생각 했었다. 답을 찾지 못한 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고만 생각 했었다. 하나의 흐름을 찾고자 하는 행동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가 멈춰서는 안된다는 걸 느꼈다. 내가 계속 답을 찾지 않고 멈춰 버릴 때엔 절대로 Ubi 나 DICE 와 같은 '완성도가 있는' 게임은 만들어 낼 수 없게 된다. 나의 시간을 멈춰 버리게 하더라도 그들은 계속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끊임없는 패턴의 변화와 발전된 작품을 통해서...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시도 중에서 적어도 하나는 맞았다. 끊임없이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점 말이다. 시도를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고 그 결과에서 변화점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는 점 말이다. Mirror's Edge 나 페르시아의 왕자는 그러한 행동들이 계속 반복되고 누적되어 나오게 된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쌓아야지만 나올 수 있는 작품들 이라는게 저 짧은 영상을 보더라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므로, 나의 시도는 멈춰서는 안된다. '시스템 나무'를 만드는 방식이든 하나의 컨텐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든 어떠한 방식에서라도 난 끊임없이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변화의 가능성, 그리고 생각과 생각을 연결시켜 현실에 투영하는 이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 봐야 한다는 결론이 저 2개의 영상을 통해 도출되었다. |